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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3] 도선사 라이딩Cycle 2019. 6. 21. 00:39
서울 강북구
도선사
도선사 도선사 라이딩은 자전거 입문하고 나서 처음이다. 항상 업힐 난이도 이야기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그곳. 정말 입구에 쓰여있는 통곡의 벽처럼 통곡하면서 올라갈 수 있다는 그곳. 집에서도 가까워서 맘만 먹으면 갈 수 있을 텐데 항상 그 귀차니즘이 문제지. 여하튼 첫 도전도 해볼 겸 우리 모임원들과 같이 가보기로 하였다.
생각보다 우이천은 운동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9시에 우이천 합수부에서 만나서 바로 라이딩을 시작하였다. 도선사 근처까지는 자전거 도로를 잘 해놔서 편하게 가겠다 싶었지만…… 현재 우이천 상류쪽은 다리들이 보수 공사 중이라 자전거 도로 자체가 막혀있는 곳이 많았다. 게다가 저녁 시간대이다 보니 산책 겸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흡사 자전거 타는 우리가 죄짓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길이 혼잡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막힌 도로들과 사람들을 잘 피해서 간신히 도선사 업힐 입구까지는 도착하였다.
정말 올라가면서 통곡할 수 있는 도선사 초입 북한산우이역에서 좌회전하여 길을 따라 죽 올라가면 '북한산 국립공원'이라는 표지가 보이고, 외길을 따라 좀 더 올라가면 위 사진에 있는 통곡의 벽에 도착하게 된다. 낮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야간의 경우 드문드문 가로등은 있긴 하지만 전조등은 꼭 밝은 걸로 챙겨야 할 것 같다. 생각보다 길이 조금 어둡다. 아 그리고 업힐을 올라가는 동안 맞은편에서 은근히 차가 많이 내려온다. 앞에서 차가 내려오거나 뒤에서 올라오면 얌전하게 비켜주자.
통곡의 벽 앞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나온것은 헛웃음. 2년 동안 많지도 적지도 않은 업힐을 올라가 봤지만 여기처럼 아스팔트가 벽처럼 올라간 곳은 또 처음이다. 이 정도면 등반 수준인데......
올라가다가 이 분이 보이면 절로 감사합니다 소리가 나온다 업힐은 예상했던 것 보다 더 힘들었다. 진짜 이 정도면 자전거로 암벽 등반하는 수준. 심지어 최고 순간 경사도를 찍을 때는 거의 벽에 붙어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미친 게야…… 그렇게 통곡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저 멀리서 불빛이 하나 보이는데, 주차장에 있는 부처님 동상에서 나오는 불빛이다.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는 생각을 108번 동안 하게 된다.
업힐 경사도 ㄹㅇ 극혐...... 공식적인 업힐이 끝나는 곳은 이곳이다. 대부분 운동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은 여기까지 올라오고 나서 잠깐 쉬었다가 그대로 다시 내려가곤 한다. 여길 운동으로 오는 분들은 정말 멘탈 갑이다. 리얼루. 그래도 도선사까지 왔으니 야경이라도 담아가려고 우리는 천왕문쪽으로 다시 올ㄹ......ㅏ......간다......
밤에 보는 천왕문은 또다른 느낌이다. 천왕문으로 올라가는 쪽도 살짝 언덕이다. 이미 다 털린 겸 설렁설렁 안으로 들어가 본다. 현판에는 '삼각산 도선사'라는 글귀가 쓰여 있는데, 도선사가 위치한 북한산은 이전에 백운대, 인수봉, 만경봉 세 봉우리가 있다고 하여 삼각산이라고도 불렸었다. 그래서 아직까지 저 이름 그대로 현판이 그대로 천왕문에 걸려있는가 보다. 각설하고, 들어가자마자 우릴 반긴 건 서울시의 야경이었다.
아 힐링된다.(라며 정신승리 중) 오밀조밀 붙어있는 불빛들을 보면서 '이 맛에 업힐 오지'라는 정신승리를 해본다. 야경 보면서 느낀 건 앞으로 도선사 라이딩은 연례행사로 하면 딱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 기억 미화되면 다시 와야지.
이렇게 도선사 라이딩은 끝났고 왔다는 증거라도 남기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ㅎㅎㅎ 나 도선사 왔다 감 경사도는 정말 극혐이었지만 짧고 힘들게 뽝 타기에는 좋은 코스인것 같다.
이제 올해안에 자전거로 여기 올일은 없을듯 ^^